[마체학개론 - 제9화 (1)]
[소프트웨어 4] 발바닥의 승부 (1)
- 0.1초를 조각하는 편자와 재질의 혁명 -
지난 시간까지 말의 머리와 몸통을 훑었다.
이제 마지막 종착지,
모든 힘이 땅으로 전달되는 최전선(最前線)인 '발'이다.
흔히 "지세(肢勢)가 완벽하게 똑바른 말은 없다"고 한다.
사람도 왼발 오른발이 짝짝이듯,
말도 태어날 때부터 조금씩 불균형을 안고 태어난다.
이 불완전한 발을 0.1초의 승부사로 바꾸는 것이
바로 장제사(Farrier)의 손끝과 편자(Horseshoe)다.
1. 기초공사: 납작이 vs 꼿꼿이
집의 기초가 중요하듯,
발굽의 모양을 보면 그 말의 적성(거리)이 보인다.
납작한 발굽 (Flat Hoof): 발바닥이 넓어 충격을 잘 흡수한다.
푹신한 운동화를 신은 것과 같아 편안하지만,
땅을 박차는 순발력은 떨어진다.
[장거리형]
서 있는 발굽 (Upright Hoof): 발굽 앞쪽이 뾰족하게 서 있다.
충격 흡수는 불리하지만,
지면을 치고 나가는 탄력이 좋아 가속력이 뛰어나다.
[단거리 스프린터형]
2. 혁명: 워커(Walker)에서 나이키(Nike)로
편자의 역사는 '무게와의 전쟁'이었다.
과거 뚝섬 시대에는 무겁고 튼튼한 '쇠 편자(Steel)'를 썼다.
개당 150~200g,
네 발에 차면 1kg 가까운 쇳덩이를 달고 뛰는 셈이었다.
마치 무거운 군화를 신고 100m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과천 시대가 열리며 '알루미늄 편자'가 도입되었다.
무게는 쇠 편자의 1/3 수준(50g).
말들이 무거운 워커를 벗고 가벼운 '나이키 러닝화'로 갈아신은 순간,
한국 경마의 기록은 0.1초, 0.2초씩 단축되었다.
이 가벼움이 곧 스피드다.
지금 예시장에서 보는 반짝이는 은색 신발이 바로 이것이다.
(다음 (2)편에서 계속)